예배와말씀

목회서신

나는 하나님의 성전이다


나는 하나님의 성전이다


솔로몬은 예루살렘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목재로 당시 최고의 품질인 레바논 백향목을 사용했는데, 그 벌목을 위해 동원한 군인의 수가 3만 명이었습니다. 성전 건축에 필요한 석재를 조달하기 위한 채석공은 8만 명, 공사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7만 명이었습니다. 그 많은 기술자들과 인부들을 감독하는 감독관만 3,300명이었습니다. 그 많은 기술자와 인부 그리고 감독을 다 합치면 무려 18만 3,300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렇듯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장장 7년에 걸쳐 완공한 성전이 그 유명한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완공한 예루살렘 성전을 하나님께 봉헌하며 솔로몬이 드린 기도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땅에 거하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하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이까”(왕상 8:27). 거대한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 솔로몬은 그러나 분명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우주보다 더 크신 하나님, 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온전히 모실 수 없는 크신 하나님께서 자신이 만든 성전 안에 갇혀 계실 분이 아니심을 그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솔로몬이 심혈을 기울여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곳에만 계시리라는 기대나 오해로 인함이 아니라, 성전이라는 예배 공간에서 드려지는 예배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 밖 일상생활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봉헌한 이후 세월이 흐르자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과 하나님을 동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인간이 손으로 만든 예루살렘 성전 안에 가두어 버린 것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이 계시다고 믿는 예루살렘 성전 안에서의 삶과, 상대적으로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성전 밖에서의 삶이 일치될 리가 없었습니다. 그들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 안에 갇혀 버린 하나님은 실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천지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아니셨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에 갇힌 하나님은 그들의 마음이 빚어낸 하나의 우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손으로 만든 예루살렘 성전을 하나님과 동일시하는 만큼, 눈에 보이는 인간의 건축물에 속박당한 그들의 삶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는 점점 더 멀어질 뿐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바르게 터득한 바울은 우리에게 이렇게 반문합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전 6:19). 사람이 손으로 지은 건축물은 더 이상 '하나님의 집', '하나님의 성전'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건축물과는 상관없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신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이 하나님의 집이고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그가 자신의 마음에 모신 하나님께서 천지의 주인이시기에,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상관없이 바로 그 사람이 하나님의 성전, 하나님의 나라가 됩니다. 성경이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으로 규정하므로, 신약시대인 오늘날에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을 더 이상 성전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금 모여 있는 이 공간은 성전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당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일마다 예배당을 찾아 나와 예배를 드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이 예배당에 갇혀 계시기 때문입니까? 결코 아닙니다. 어느 목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교회는 주차장이 아니라 주유소다’라고요.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주유소를 찾는 것은 그곳에 자동차를 주차하기 위함이 아니지요. 그곳에서 급유를 받아 자신이 가야 할 곳으로 가기 위함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단지 자동차를 주차할 목적으로 주유소를 찾는다면 그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사람인 것입니다. 우리가 주일마다 예배당을 찾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하나님께서 이곳에 갇혀 계시기에 이곳에 천년만년 주차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곳에서 다 함께 드리는 구별된 예배를 통해 영적 급유를 받아 주중 엿새 동안 세상 속에서 우리 각자가 하나님을 모신 성전으로 살아가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주일에만 교회에 나와 하나님 잠시 뵙고, 일주일 동안 세상에서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지 마시고,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곳이 하나님의 집, 하나님의 나라가 됨을 기억하시고 참된 하나님을 고백하고 증거하며 하나님의 성전으로 살아가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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