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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채나는 얼굴


광채나는 얼굴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뒤, 시내산 아래서 머무르게 되자 40일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가까이 부르셨습니다. 그를 대면하시며, 그가 지어야 할 하나님의 성막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짓고, 누가 섬기며, 어떤 제사를 드려야 할지 아주 세세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하게 지켜야 할 율법을 두 돌판에 친히 새겨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고 사랑이었습니다.


한편 모세가 하나님을 대면한 40일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어떠했는지요? 모세가 눈앞에 보이질 않자, 그를 통해 바라보던 하나님도 놓쳐버렸습니다.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에 잡히는 게 없으니 몹시 불안하고 공허했습니다. 결국 그 두려움을 견디지 못해 다른 신, 곧 우상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아론이 만들어준 금송아지 신상을 보자 백성들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서 번쩍이는 금 신상 앞에서 먹고 마시고 노래하며 뛰놀았습니다. 마치 그것이 자신들을 지켜주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공급해줄 신이라도 되는 듯 인간의 손으로 만든 금덩어리를 경배했습니다.


같은 40일이라는 시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우상 앞에서 흥청망청 먹고 마시며 춤추었고, 모세는 하나님 앞에 머무르며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 이 땅에서 육신의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은 우상을 탐닉했고, 하나님의 영을 따라 사는 믿음의 사람은 말씀에 붙들려 육신의 결핍도 초월했습니다. 우리도 겉으로는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면서, 실상은 혼과 육을 따라 살아갈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내 삶에 안정감을 줄 대상으로 하나님이 아닌 우상을 만들어냅니다. 물질, 명예, 관계, 강박, 음란, 탐심에 집착하며 기쁨과 안정감을 얻으려 합니다. 그것이 사라질까 봐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사라지면 두려워서 견디질 못합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은 달라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양식 삼고 살아야 합니다. 욕망과 탐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풍족하게 부어주시면 감사하고, 궁핍에 처해도 견뎌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오직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살아갈 때 가능합니다. 그리할 때 오직 하나님의 뜻이 그를 살게 하고, 말씀이 그 영혼에 힘을 부어주시며, 그는 말씀에 의지하여 살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모세도 그런 영의 사람이었습니다. 40주야를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지만, 하나님을 대면하여 그분의 말씀을 받을 때 얼굴에서 빛이 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을 진정 빛나게 하는 것은, 육신의 힘이 아니라 영혼의 빛입니다. 그것은 주님을 대면하는 자, 말씀을 믿으며 영혼이 그 말씀에 붙들린 자에게서 뿜어져 나옵니다. 바로 우리 주님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빛입니다. 이는 감히 세상이 흉내 낼 수 없습니다. 그 영혼의 빛은 어둠 가운데 있는 다른 이들이 주님을 보게 하며, 그들을 아버지께로 이끕니다. 이번 사순절을 보내시며, 산 위에서 40일간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던 모세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무엇보다 주님이 걸어가신 주의 십자가의 길을 더욱 가까이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참된 양식으로 삼으며, 그 힘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렇게 날마다 주님 가까이 나아가 그분을 바라봄으로 말미암아, 모세의 얼굴에 주님 영광의 빛이 빛났던 것처럼 여러분의 얼굴에, 그리고 여러분의 삶 속에 주님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빛이 흘러 넘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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