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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LO(You Only Live Once)


YOLO(You Only Live Once)


야곱은 일생 동안 정착하지 못하고 늘 떠나야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떠나기도 했고, 하나님의 명령으로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새로운 정착지를 향해 떠나야 하는 그의 발걸음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처음 아버지 이삭과 형 에서를 속이고 장자권을 강탈한 후 그는 거의 쫓기다시피 하며 외삼촌 라반이 있는 하란 땅으로 갈 때 혈혈단신으로 어느 누구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외삼촌이기는 하나 라반 밑에서 그는 거의 노예 수준의 힘든 노동을 하며 속고 또 속아야만 하는 부당한 대우 속에 하루 하루를 버텨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야곱이 하란 땅에 겨우 정착하여 2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게 된 순간, 사랑하는 아내 라헬로부터 요셉이 태어나게 되었고, 바로 그때 이제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명령으로 고향 땅으로 다시금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 땅으로의 이주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외삼촌 라반의 시기와 반대, 그리고 끈질긴 추격 끝에 자신과 가족들을 다 죽이려는 커다란 삶의 위기를 넘어서야만 했고요, 나아가 여전히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자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형 에서와의 만남에 직면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깊은 고민에 빠진 야곱은 그래서 얍복강 가에 엎드려 절대절명의 상황을 놓고 하나님께 간구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던 그가 그의 인생 말년에 다시금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바로 죽었던 아들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아들 요셉이 흉년의 때에 자신과 가족 모두를 살리고자 이제 애굽으로 이주해 올 것을 요청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심정으로 약속의 땅 가나안을 뒤로한 채 이제 결심하고 애굽을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에 또다시 놓이게 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언제나 기존의 익숙한 터전을 놓고 새로운 곳으로 옮겨 나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껏 쌓아온, 그리고 살아온 나의 손길이 닿은 그 모든 것들을 놓고 떠나야 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리고 아픈 일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환경과 상황을 다시금 헤쳐나가야 한다는 마음에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야곱은 자신의 인생에 또다시 찾아온 이주로 인한 새로운 정착지를 향한 여정을 앞두고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처음 자기 뜻대로 행동하고 떠나야 했던 순간에 벧엘 들판에 황망히 서 있던 자신에게 찾아온 하나님을 기억하며, 그리고 더 이상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는 살 길이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에게 찾아와 고향 땅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기억하며, 그리고 순간 약속을 잊고 벧엘이 아닌 세겜 땅에 머물러 있을 때 자신이 해야 할 일, 곧 벧엘로 올라가 하나님 앞에서의 서원을 이행할 것을 기억나게 하셨던 하나님의 음성을 기억하며 이제는 애굽으로 옮겨갈 마지막 순간에 그는 아브라함과 이삭이 하나님께 제단을 쌓았던 브엘세바로 나아가 하나님 음성 듣기를 구합니다. 아마도 하나님의 축복과 평안한 여정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야곱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가 애굽 땅에서 사랑하는 아들 요셉의 손길 속에 죽음을 맞이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요셉의 품에서 죽는다는 사실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이제야 비로소 온 가족이 화해하고 행복하게 살 것을 기대하며 애굽 땅으로 나아가는 야곱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더더군다나 고향 땅이 아닌 애굽 즉 타지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 앞에 야곱의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다 타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오히려 요셉에게 자신을 보러 오라 요청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은 애굽으로 내려가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그의 후손에게 이곳 가나안 땅이 아닌 애굽에서 큰 민족이 될 것이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야곱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자신의 후손을 위해, 미래를 위해 그의 마지막 발걸음을 옮겨 나갔던 것입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즉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다!’를 외치며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맞습니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시대 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떠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나의 미래를 넘어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며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 나가는 저와 여러분의 믿음의 발걸음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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