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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천로역정


민수기는 광야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3,400년 전 이스라엘 백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유익을 위해서 성령님께서 기록하여 주신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신자들의 천로역정, 즉 천국을 향하여 걸어가는 길은 사실상 광야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광야 교회의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과 약속의 땅 사이를 걷는 순례자들이었다면 오늘날 신자들 역시 천국을 향하여 걸어가는 순례자들입니다. 광야는 수많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우리의 믿음을 도전하는 시험과 유혹들이 있는 곳입니다. 광야는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자신이 예측하고 계획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또 광야는 걷다 보면 고단함에 지쳐서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를 놓쳐버릴 수도 있는 곳입니다. 민수기는 이런 인생 여정을 가는 신자들에게 믿음으로 살아가는 순례의 여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이 점에서 민수기는 그 어떤 성경보다 우리에게 실제적이고 교훈적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민수기를 통하여 우리들이 걷는 천로역정의 광야와 같은 삶에서 붙잡아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목적지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광야의 여정은 고난의 연속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는 불기둥과 구름기둥의 인도, 안식일을 제외한 매일 어김없이 하늘에서 주어지는 만나의 공급, 반석을 깨뜨려 물을 얻는 것과 같은 많은 은혜로운 체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광야는 고통스러운 곳입니다. 여행은 즐겁지만 만일 40년 동안 집이 없이 여행만 해야 한다면 그 여행은 고통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목적지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광야를 걷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목적지는 가나안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의 땅이 희미해지고 그 땅을 믿음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출애굽 1세대는 다 광야에서 죽어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목적지를 놓쳐 버렸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고생 좀 덜 하고 사느냐가 아닙니다. 내가 지금 계속해서 목적지를 향해서 가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한치의 땅도 얻지 못했을 뿐 아니라 보지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을 얻을 것을 의심치 않고 믿음으로 모세에게 나아갔던 슬로브핫의 딸들이야말로 목적지를 놓치지 않고 순례의 여정을 가는 복된 신자들을 대표합니다(민27:1~11). 그러니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여러분이 가야 할, 그리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목적지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공동체에 결속되어야 합니다. 광야에는 길도 없고 이정표가 없고 따라서 지도도, 네비게이션도 없습니다. 그래서 광야에서는 홀로 떨어지면 죽습니다. 공동체에 결속돼야 삽니다. 혼자서 광야를 지나겠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만용일 뿐입니다. 믿음을 가진 신자가 이 땅을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믿음을 지키고 살아가는 것은 어렵고도 위험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교회라는 공동체를 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천로역정이 정상적이고 안전한 여정이 되어 마침내 천국에 들어가려면 여러분에게는 반드시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오늘날 사람들이 오해하는 교회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냥 주일에 한번 잠깐 모이고 흩어지는 개개인들이 아니라, 서로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며 돌보아주고 책임을 나눌 줄 아는 공동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교회이고, 이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주님께서는 자기 백성, 양떼들을 돌보시고 인도하십니다. 여러분의 신앙 생활이 여전히 결속되지 않은 채 홀로 가는 자리에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 아주 위험한 광야 한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광야에서 홀로 떨어져 있으면 죽습니다. 그러니 속히 공동체에 결속되어 공동체를 통한 교제 가운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 길만이 광야를 버티며 이겨나가는 길입니다.


끝으로 하나님만 바라보십시오. 광야는 우리가 예측하고 계산하고 계획한대로 살아가는 곳이 아닙니다. 예측불허의 땅입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지 않습니까?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는 곳은 소설이나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삶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광야에는 풍부한 자원이 있지 않고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농사를 짓거나 과수원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매일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매일 하나님 바라보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무대가 광야라는 사실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천로역정과도 같은 이 광야 길, 죽음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참되신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매일 매일 그 분의 인도하심 따라 걷는 지혜로움이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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